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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로부터 자유롭나요?

  • 01.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하기 시작했다.
  • 02. 스스로를 고용하는 사람들
  • 03. 업무환경의 변화, 유연한 근무, 일자리의 미래
  • 04. 당신은 일로부터 자유롭나요?
01.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하기 시작했다

2016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모니카 근처의 커피숍에서 재미난 실험이 열렸다. 기타를 가르치는 트리스탄 데 몬테벨로와 전직 프로골퍼 앤드류 파는 커피숍에서 일하는 동안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
I always wonder what everyone else is doing.'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들 무얼 그리 열심히 하고 있을까?

두 청년은 커피숍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지금 정확히 무얼 하고 있는지 물었다. 사람들의 직업은 영화 제작자, 작가, 광고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부터 뇌와 행동과학을 공부하는 학생까지 다양했다. 게다가 응답자의 대다수(88%)가 다른 사람이 무얼 하고 있는지 자신도 정말 궁금했다고 했다.

실험의 배경이 된 커피숍의 이름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x Ex Machina)’이다. 기계 장치로 (연극 무대에) 내려온 신을 뜻하는 라틴어다. 문학 작품처럼 결말을 짓거나 갈등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등장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아니지만, 스마트폰과 랩탑도 어느 순간 등장해 빠르게 퍼졌다. 그리고 사람들은 커피숍 뿐 아니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유목민처럼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가 일하는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고용 역시 점점 유연해지면서 프리랜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3월 기준으로 최근 10년 동안 ‘유연한 근무’, ‘프리랜서’, ‘아웃소싱’ 관련 키워드 검색 빈도 모두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 / 유연한 근무(현상): (이하 입력한 키워드) 원격 근무, 재택 근무, 디지털 노마드, 코워킹 스페이스, 사무실 공유임대 / 프리랜서(개인): 프리랜서, freelancer, 1인 기업 / 아웃소싱(기업): 아웃소싱, 외주, 태스크포스

2004년부터 현재까지 디지털 노마드 주제의 시간 흐름에 따른 관심도 변화. 2014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

미국 프리랜서 노동조합과 프리랜서 구직 플랫폼 업워크(Upwork)에서 실시한 
‘미국의 프리랜서: 2016’ 조사에 따르면, 세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째, 프리랜서는 점점 늘고 있다. 
2014년에 5,300만 명이던 프리랜서는 2015년에 5,370만 명에서 2016년에 5,500만 명으로 증가하며 미국 전체 노동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 일자리 시장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프리랜서 일을 선택하고 있다. 
자신이 프리랜서 일을 직접 선택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63%로 2014년보다 10포인트 늘었다. 또한 프리랜서의 대다수는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하는 것이 하나의 고용주 밑에 있는 것보다 안전하다고 답했다.

셋째, 기술이 프리랜서 일을 가능하게 한다. 
응답자의 73%가 기술 발전으로 프리랜서 일을 보다 쉽게 찾는다고 답했다. 또한 66%가 지난해보다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일을 구했다고 말했다.

차량공유서비스 기업 우버(Uber)는 요즘의 흐름을 반영하는 대표적 사례다. 콘서스(Konsus), 스텔스 워커(Stealth Worker), 본사이(Bonsai) 등 프리랜서와 회사의 연결, 프리랜서를 위한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이런 현상은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어쩌다 스스로를 고용하게 되었을까? 과연 일에서 즐거움이나 보람을 찾을 수 있을까?

02.
스스로를 고용한 사람들

앞서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근무가 가능해지고, 고용이 유연해지면서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현상을 짚어봤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거나, 특정 직업으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직장인들은 꿈꾼다. 돈을 조금 덜 벌더라도(물론 먹고살 만큼 벌어야 한다) 즐겁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을 꿈꾼다.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살고 있는 한 사회적 기업도 지속가능해야 하며 지속가능이란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뜻이다. 이 딜레마에서 벗어나기를 많은 이들이 꿈꾸기 시작했다. 즐겁게 일하고 돈을 버는 꿈, 올바르게 일하고 돈을 버는 꿈, 더불어 일하며 돈을 버는 꿈. 현실이 잔혹할수록 꿈을 꾸는 이들도 많아진다.

- 류동민,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 p.193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즐거운 삶을 꿈꾸는, 이미 그 생각을 조금씩 이루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 꿈이 비록 당장은 이루기 어려울지라도, 일을 대하는 태도에 관하여 좋은 영감을 줄 것이다.

Interview

김민지 일러스트레이터, AM327
안아라 요리사, 홈그라운드 대표
남보라 디렉터, 커런트 대표
심명보 에디터

인터뷰 컨텐츠는 추후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03.
업무 환경의 변화, 유연한 근무,
일자리의 미래

통제 받는 직장보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이 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수요가 커진 배경은 무엇일까? 주문형 프리랜서(on-demand freelancers)가 늘어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사람들이 한 회사에 소속되어 일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불만족을 느끼며, 좀 더 유연성과 자유를 찾고자 하기 때문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주축으로 보다 젊은 세대에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둘째, 주문형 경제(on-demand economy) 모델의 출현으로 기업들은 특정 분야의 전문 인력을 유연하게 고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고도의 전문 기술을 특정 기간 동안 보유함으로써 필요한 역량을 정확하게 충족시킬 수 있다. 이런 발전은 물론 기업에게도 이익이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년 초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일자리 500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래 변화를 인구, 사회경제적 관점과 기술 관점으로 분류했고, 그중 주요 항목으로 ‘업무의 성격 변화와 유연한 근무(Changing nature of work, flexible work)’를 꼽았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일의 성격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파급력은 학계와 국제기구, 주요 기업의 HR 책임자 등이 이미 체감하는 수준(impact felt already)이다.

사진: 「일자리의 미래」에서 발표한 미래 변화의 주요 요인 ©WEF

유연한 근무는 일터의 모습까지 바꾸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국산업오피스자산협회(NAIOP)가 2013년에 발표한 일터 혁신(Workplace Innovation Today)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코워킹 스페이스는 2005년 한 곳에서 2013년 781곳으로 급증했다. 한국의 경우 2013년, 창업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최초의 민간 코워킹 스페이스 디캠프(D.CAMP)가 설립된 이후 마루180,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카우앤독, 구글 캠퍼스 등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와 연관된 서비스드 오피스(serviced office)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서울에 진출한 위워크(WeWork)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Do What You Love)’를 모토로 뉴욕에서 사무실 공유임대 사업을 시작한 위워크는 2016년 10월 기준, 약 169억 달러(약 19조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 받으며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모두가 프리랜서가 되거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점점 자신의 일을 의미 있게 여기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요즘의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일자리를 구하기보다 인터넷이나 물리적 접촉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통해 일거리를 차라리 직접 만들고자 하기 때문이다.

2017년 2월, 잠시 제주에 머무는 동안 이걸 비즈니스로 구현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04.
당신은 일로부터 자유롭나요?
R-U-FREE

제주로 내려간 이유는 단순하다. 서울의 매서운 추위, 통근 지하철의 높은 밀도, 미세먼지가 제주에는 없었다. 밀린 일거리를 싸들고 내려온 만큼, 아침에 눈을 뜨면 제주시청 앞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나갔고 새벽이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원격으로 근무(remote work)한 덕분에 프로젝트 2건을 겨우 마감할 수 있었다.

동계 전지 훈련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만 했던 제주에서, 사무 공간과 숙소를 함께 사용한 코워커(coworker)를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아웃소싱으로 주로 IT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시소(Seeso)다. 시소는 박병규 대표와 이동근 공동 창업자가 2016년 가을에 창업했다. 둘 역시 서울숲 근처의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알게 된 사이다.

시소는 현재 ‘알유프리(RUFREE)’라는 프리랜서 일자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알유프리 멤버)에게 그들이 원하는 프로젝트를 연결해주고 프로젝트 전반을 관리한다. 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보니 소셜 벤처,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 비영리단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개발자, 디자이너를 아웃소싱하고 있었다. 경우에 따라 클라이언트와 알유프리 멤버의 수요-공급 관계가 역으로 바뀔 수 있는 구조가 독특했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적정 비용에 IT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소가 직접 프로젝트를 관리하므로 작업자의 신뢰 문제도 해결된다.

알유프리 멤버는 일을 통해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즐거움이나 보람을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다양한 일을 통해 스스로 재교육을 받을 수 있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업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경우, 지금처럼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전에는 대기업에서 플랜트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고 결국 3~4년 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에디터로 커리어를 완전히 바꿨다. 커리어를 전환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모 잡지사에 객원으로 2년 반 동안 참여한 에디터 경험이다.

재교육에 대한 투자(Invest in reskilling current employees)는 「일자리의 미래」에서 첫 번째로 꼽은 미래 노동력 전략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많은 회사들은 현재 상황에 대응하느라 직원의 미래에 투자할 겨를이 없다.

사진: 「일자리의 미래」에서 꼽은 미래 노동력 전략을 위한 우선 과제 ©WEF

시소를 창업하고, 알유프리 서비스를 개시한
박병규 창업자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추후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코워킹 스페이스, 코워커,

프리랜스 이코노미, 임시직 경제,

주문형 프리랜서, 프리 에이전트

요즘의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에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산업 자본주의가 모습을 바꾸는 과정에서 우리가 보다 자유로워지고 싶기 때문에 나온 단어들이 아닐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자유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럼에도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척 클로스의 말처럼 말이다.

우리는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있습니다. 국가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되지요. 집단농장에서 노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술가라면 정부를 찬양하는 선전물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즐기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만한 재정적 보상을 가져다 주는 무엇인가를 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80퍼센트 이상의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하는 그 일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얻지 못한다고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이 그렇습니다. 정말 미쳤어요.

앤드류 쥬커만(Andrew Zuckerman)의 저서 「위즈덤(Wisdom)」 중
척 클로스 인터뷰 편